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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Running)_런린이에 의한!

[러닝 영화 추천] ‘마라소너’라면 꼭 봐야하는 1947 보스톤(스포주의) | 손기정 서윤복 남승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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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개봉했을 때만해도 큰 관심이 없었는데,
제법 그래도 요즘 꽤나 달린다고 이 영화가 어느 날 눈에 들어왔다.

이 포스팅은 영화를 보고 난 후의 감상과 실존 인물(손기정, 서윤복, 남승룡)에 대해서 알아본 바를 정리한 것이니 영화 보기 전의 사람이라면 스포를 조심할 필요는 있겠다.

1. 감상 :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실화 기반의 스토리

애초에 이 영화에 대한 큰 기대나 배경 지식이 없었기에 손기정(하정우 역)이 나오고, 또 그 손기정이 감독으로서 활약했다는 사실이 매우 놀라웠다.

그리고 세계 메이저 대회인 보스톤 마라톤에서 한국인(서윤복)이 1등을 차지 했다는 사실도 매우 감동적이었다.

영화 자체의 구성이나 전개가 단순한 점은 아쉬웠지만 충분히 몰입감이 있었으며, 이 영화를 통해 새롭게 알게된 사실들이 많아서 좋았다.

2. 인물 탐구

1) 손기정

일제 치하에서 베를린 올림픽에 일본 국기를 달고 나가 금메달을 차지했던 손기정 선수에 대한 일화는 익히 알고 있었지만, 그가 지금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보스톤 마라톤에 감독으로 출전했던 사실은 처음 알게 되었다.
또한 유니폼의 일본 국기가 부끄러워 시상식에서 월계수 묘목으로 가렸다는 점도, 평생 일본의 기록이 아닌 한국의 기록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을 했다는 것도 이번 영화를 보면서 더 깊숙하게 느끼게 되었다.

동아일보에서 일장기를 삭제했던 사진(이후 무기한 중단 조치)

(*이런 손기정 선수의 이야기를 서윤복 선수의 서사에 연결시키려는 노력이 영화에 있었고, 그래서 약간의 역사 왜곡이 발생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이건 아래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현재 살고 있는 곳 바로 근처에 손기정 체육공원이 있는데, 가게 되면 유심히 한번 둘러봐야겠다.
현재는 2016년, 손기정 선수의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마라톤 우승의 부상이지만 일본의 방해로 받지 못했던 청동투구를 든 동상이 있다고 한다.

2) 서윤복

이번 영화의 주인공인 서윤복 선수(임시완 역)는 이번에 처음 들어봤지만, 어려운 가정 환경에서 태극기를 달고 대회 우승 및 세계신기록(2시간 25분 39초)을 경신하며 한국을 전 세계로 알린 최초의 마라토너(마라소너)이다.

자랑스러운 ‘코리아’

다만, 이 보스톤 마라톤의 출전이 1948 런던 올림픽의 출전을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올림픽에서의 성과는 어땠는지 너무 궁금해서 찾아보았는데 아쉽게도 페이스 난조로 27위에 그쳤고, 이듬해에 은퇴를 했다고 한다...ㅠ

물론 그 이후에도 육상 지도자로서 활동을 하긴했지만,
영화에서, 보스턴 마라톤에서 보여주었던 성과에는 못미치는 결과였기에 조금 아쉬웠다...!

3)남승룡

이 영화를 통해 얻게 된 가장 큰 수확 중 하나는 남승룡 선수(배성우 역)의 존재이지 않을까.

누구나 한번쯤은 맨 첫 사진인 베를림 올림픽의 시상식 사진의 손기정 선수는 기억하지만, 그 앞의 일본 선수가 한국의 남승룡 선수라는 점은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알기 어려운 사실이었을 것 같다.

놀랍게도 왼쪽의 동메달리스트가 남승룡 선수라고 한다.

손기정 선수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라이벌이자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남승룡 선수는 이번 보스톤 마라톤 대회에서도 36세의 노장(...)으로서 서윤복 선수가 1등을 할 수 있도록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한 것은 물론, 12위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영화에서는 서윤복 선수를 적극적으로 영입하고, 런던 올림픽 출전을 위해 보스톤 마라톤 출전을 추진하고, 손기정을 설득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로서 그려진다.

3. 역사 왜곡 논란 / 아쉬웠던 점

1) 성조기-태극기 갈등

우여곡절 끝에 보스톤에 도착한 일행은 성조기만 그려진 유니폼을 받고 분개하며 기자 회견을 여는 등의 노력을 통해 태극기를 단 유니폼으로 대회에 출전하는 것으로 영화에서는 그리고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

실제로는 태극기와-성조기가 모두 그려진 유니폼을 입고 대회를 뛰었고, 시상식에서는 위의 서윤복 선수 사진처럼 태극기만 박혀있는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고 한다.

일장기를 달고 뛰었던 손기정 감독의 서사를 끌고 온 것으로 보이는데, 이정도의 비약은 조금 심한게 아닌가... 싶다 ㅠ

2) 대회 참가비를 위한 모금. 미군정의 외면?

비싼 대회 참가비가 좀처럼 모금되지 않아 힘들어하는 내용이 영화 초반에 나오는데, 이때 미군정의 지원을 요청하였지만 거절당하고, 대신 국민들이 나서서 모금을 내주어서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고 영화에서 묘사된다.

하지만 실제로는 미군정청 직원들이 모금하여 1,500달러가 모이기도 했고, 하지 장군은 8천달러의 지원을 요청했다고 한다.

IMF 금모으기와 같은 국뽕의 감동을 주기 위함인지,, 반미 감정을 자극하기 위함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또한 각색하기에는 너무 팩트와 정반대여서 이 사실을 알게되니 조금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았다.

4. 마치며

1947 보스턴 마라톤 이후의 성과, 그리고 약간의 역사 왜곡 논란 등이 조금 아쉽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마라톤 영화가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던 그럭저럭 괜찮은 영화였다.

무엇보다 손기정, 서윤복, 남승룡 선수의 업적들을 기릴 수 있어 좋았고, 그 분들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번 2024 손기정 평화 마라톤 대회 하프 코스를 열심히 뛰어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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